하지만 모든 법률행위가 이렇게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법이 당사자의 신중함을 요구하거나, 내용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때 특별히 '정해진 방식'을 따라야만 효력을 인정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요식(要式) 행위'라고 합니다. 오늘은 이 두 가지 개념을 명확히 구별하고, 어떤 경우에 반드시 형식을 지켜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대표유형 문제
다음 중 법률행위의 성질상 '요식행위'에 해당하는 것은?
- 아파트 매매계약
- 자동차 증여계약
-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 토지 임대차계약
- 구두로 체결한 위임계약
✅ 단계별 풀이 과정
Step 1: 민법의 대원칙, 불요식행위 - "방식은 자유롭게!"
'불요식행위'는 법률행위를 할 때 특별히 정해진 방식이 필요 없는 행위를 말합니다. 의사표시의 내용만 명확하다면, 말로 하든, 글로 쓰든, 심지어는 행동으로 하든 상관없이 효력이 발생합니다. 우리 민법상 대부분의 계약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방식의 자유: 서면, 구두 등 어떤 방식으로도 가능함.
- 민법의 대원칙: 대부분의 계약(매매, 임대차, 증여 등)은 불요식행위.
- 계약서의 의미: 계약의 효력 발생 요건이 아니라,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증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함.
따라서 보기의 매매계약(①), 증여계약(②), 임대차계약(④), 위임계약(⑤)은 모두 당사자의 의사 합치만 있으면 성립하는 불요식행위입니다. 계약서가 없어도 법적으로는 유효합니다.
Step 2: 민법의 예외, 요식행위 - "형식을 갖추지 않으면 무효!"
'요식행위'는 법률이 정한 방식을 반드시 따라야만 효력이 인정되는 행위입니다. 만약 법이 정한 형식을 갖추지 않으면, 그 행위는 내용이 아무리 완벽해도 '무효'가 됩니다. 법이 특별히 형식을 요구하는 이유는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확보하고 법률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입니다.
- 유언: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등 법이 정한 5가지 방식 중 하나를 엄격히 따라야 함.
- 가족법상 행위: 혼인, 인지, 입양, 이혼 등은 모두 '신고'라는 방식이 필요함.
- 법인설립행위: 반드시 '서면(정관)'으로 해야 함.
- 어음·수표행위: 법이 정한 필수 기재사항을 모두 적어야 함.
Step 3: 각 보기의 성질 판단
문제의 보기들을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 ① 매매계약: 불요식행위 (계약서 없어도 유효)
- ② 증여계약: 불요식행위 (말로만 "너 줄게" 해도 유효)
- ③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유언은 대표적인 요식행위. 자필증서의 경우, 유언 내용,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하는 엄격한 형식을 요구함.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무효.
- ④ 임대차계약: 불요식행위 (구두 계약도 가능)
- ⑤ 위임계약: 불요식행위 (말로만 "이 일 좀 맡아줘" 해도 유효)
따라서 정해진 형식을 반드시 따라야 하는 요식행위는 ③번 뿐입니다.
🧠 핵심 개념 정리: 불요식행위 vs 요식행위
| 구분 | 불요식행위 (Informal Act) | 요식행위 (Formal Act) |
|---|---|---|
| 개념 | 방식의 제한 없이, 의사 합치만으로 성립 | 법이 정한 방식을 갖추어야만 성립·유효 |
| 원칙/예외 | 원칙 (사적 자치의 원칙) | 예외 (법률관계의 명확화, 신중함 요구) |
| 형식 위반의 효과 | - (방식이 없으므로) | 원칙적으로 무효 |
| 대표 예시 | 대부분의 계약 (매매, 임대차, 증여 등) | 유언, 혼인, 입양, 법인설립, 어음행위 |
- YouTube
www.youtube.com
💡 '파티 드레스코드'에 비유해보기
불요식행위 = 캐주얼 파티
친한 친구들끼리 모이는 파티입니다. 주최자가 "편하게 입고 와!"라고 했습니다. 청바지를 입든, 원피스를 입든, 트레이닝복을 입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파티에 참석하려는 '마음(의사)'입니다. 옷차림(방식)은 자유롭죠. 우리 민법의 대부분의 계약이 이와 같습니다.
요식행위 = 블랙타이 갈라쇼
엄격한 격식이 필요한 공식 행사입니다. 초대장에 "드레스코드: 블랙타이"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간다면, 아무리 행사에 참석하고 싶어도 입구에서 입장을 거부당할 겁니다. 여기서 '블랙타이'라는 형식은 행사에 참여하기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참석(법률행위)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과 같습니다.
✅ 최종 정답 및 요약
대표유형 문제의 정답은 ③번 입니다.
유언은 고인의 최후 의사를 명확히 하고 분쟁을 막기 위해 법이 엄격한 방식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요식행위입니다.
핵심을 기억하세요!
"민법은 자유를 원칙(불요식)으로 하되, 아주 중요한 법률관계(가족, 유언 등)에 대해서는 신중함과 명확성을 위해 예외적으로 형식(요식)을 요구한다."
이 원칙만 이해하면 어떤 문제가 나와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